icon보육뉴스
  • 커뮤니티
  • 보육뉴스
[연합뉴스] 아이 아빠인데, 육아휴직 쓰고 싶어요“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8-02-07 조회 260
첨부파일

 

지난 12일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한 남성의 고민이 담긴 글이 올라왔다.

2개월 전 아이 아빠가 됐다고 밝힌 남성은 "와이프가 우울증이 심해 육아휴직을 써야 할 것 같은데 우리 회사 남자직원이 육아휴직을 한 사례가 없다"며 "최악의 경우는 퇴사까지 생각하고 있지만 속상하다"고 털어놨다.

 

 

남녀고용평등법 제19조에 따라 육아휴직은 만 8세 이하 또는 초등학교 2학년 이하의 자녀를 양육하기 위해 사용하는 휴직이다. 부모가 모두 근로자라면 아빠도 1년, 엄마도 1년씩 각각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육아휴직을 쓰는 남성은 드물다. 육아휴직 후 회사에서 받게 될 불이익, 소득감소, 부정적인 시선 등이 육아휴직 사용을 가로막는다는 분석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각에서는 남성 육아휴직을 의무화하고 육아휴직급여를 인상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남성 육아휴직 실태를 짚어봤다.

◇지난해 남성 육아휴직자 1만2천43명…"육아휴직 어려워"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민간부문의 남성 육아휴직자는 1만2천43명으로 전년도(7천616명)와 비교해 58.1% 증가했다. 지난 1995년 남성 육아휴직이 허용된 이래 연간 휴직자 수가 1만 명을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전체 육아휴직자에서 남성의 비중도 늘었다. 지난해 전체 육아휴직자(9만123명) 중 남성의 비율은 13.4%를 차지해 전년(8.5%)보다 5%포인트 가까이 증가했다.

하지만 지난해 육아 휴직자 중 86.6%가 여성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여전히 부족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박마리 한국여성변호사회 공보이사는 정책 토론회에서 "공공·대기업의 정규직 직장인을 제외하고는 여전히 대다수 근로자에게 육아휴직은 언감생심인 상황"이라며 "육아를 여성의 몫으로 규정하는 사회 분위기 등으로 인해 지금까지 육아휴직을 고려하는 근로자는 거의 여성 정규직으로 한정됐다"고 말했다.

 

 

남성의 평균 육아휴직 기간은 약 6.6개월로 여성(10.1개월)보다 상대적으로 짧았다. 3개월 이하 사용비율은 41%로 여성(9.5%)보다 단기간 활용비율이 월등히 높았다.

특히 기업규모가 작을수록 육아휴직을 쓰는 경우가 드물었다. 기업규모별로는 300인 이상 기업의 남성 육아 휴직자가 전체의 62.4%(7천514명)를 차지해 대기업에서 육아휴직 활용이 용이한 것으로 분석됐다.

◇ 직장 내 경쟁력 약화, 소득감소가 꺼리는 원인

남성들이 육아휴직을 꺼리는 가장 큰 이유는 크게 2가지로 분석된다. 우선 직장 내 경쟁력 약화와 소득감소가 원인이 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이는 지표로도 나타난다. 고용노동부 조사에 따르면 육아휴직 활용이 낮은 주된 이유로 대다수 남성이 '승진 등 직장 내 경쟁력 감소'(36.8%)를 꼽았다. 그다음으로는 소득감소(34.8%) 등 경제적 이유가 가장 컸다. 인구보건복지협회가 지난 10일 발표한 실태조사에서도 이와 유사한 결과가 나왔다.

광화문에 있는 한 IT 기업에 근무하는 한모(33)씨는 향후 육아휴직을 쓸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한씨는 "고용이 안정적인 직종이 아니기 때문에 승진, 급여, 고용에 직접적인 타격이 우려되는 게 사실"이라며 "쓰면 좋겠다고 막연히 생각하지만, 주변에서 사용하는 경우가 없어서 엄두가 안 난다"고 말했다.

 

 

고용보험법 시행령 개정안에 따라 지난해 9월부터 육아휴직을 쓰면 시작일부터 첫 3개월 동안 통상임금의 80%를, 나머지 9개월 동안은 40%를 휴직급여로 준다. 하지만 상한액이 정해져 있어 최대로 받을 수 있는 금액은 첫 3개월 150만원, 이후 9개월 100만원이다. 한 가족이 다른 벌이가 없이 생활비로 쓰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화장품 회사에 근무하는 김모(40) 과장은 "배우자가 충분한 수입이 있다면 모르지만, 외벌이라 육아휴직은 현실적으로 힘들다"며 "특히 사회적 인식이 아직은 많이 부족하다 보니, 남자가 육아휴직을 쓰려고 하면 '왜?'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육아는 엄마의 몫' '눈치 보인다'는 사회적 편견 바꿔야

정부의 고민도 깊다. 기존에는 둘째 자녀 양육을 위해 육아휴직을 신청하는 남성 육아휴직자에게만 첫 3개월 육아휴직 급여를 통상임금의 100%(상한액 200만 원) 지급하는 제도를 시행했다. 하지만 오는 7월부터는 이를 모든 자녀 대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일각에서는 남성육아휴직을 의무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육아는 엄마의 몫'이라는 편견과 '눈치가 보인다'는 사회적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배우자가 출산한 경우 일정 기간을 반드시 육아휴직을 사용하도록 의무화하는 방안을 고려하자는 설명이다.

 

아빠와 아이
 

지난해 12월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과 30~40대 여성 16명이 정책 개선방안을 논의하는 자리에서도 해당 문제가 거론됐다. 당시 한 참석자는 "부부가 육아를 공동으로 책임지는 문화를 조성하려면 남성 육아휴직을 의무화해야 하고, 기업에는 이로 인한 인력 공백을 지원해 주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처럼 남성의 육아휴직을 의무화할 경우 육아휴직을 사용하지 않는 남성 직원을 제재할 것인지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또 회사와 남성 직원의 육아휴직 사용 여부를 감시할 기관을 둘지 여부 등을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임윤옥 한국여성노동자회 상임대표는 "현재 육아휴직급여가 너무 낮아 남성보다 상대적으로 적게 버는 여성에게 육아휴직이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며 "차라리 여성이 일을 포기하는 게 경제적으로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육아휴직급여가 남녀의 소득대체율 수준으로 올라가야 이런 현상이 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 대표는 "남성이 육아휴직을 쓰는 집단은 정해져 있다”며 “이를 점차 개선하기 위해서는 월급의 100%를 지급하고 한 달간 육아휴직을 의무적으로 쓰도록 강제하는 제도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junepen@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8/01/27 11:00 송고

이전글  이전글 [연합뉴스] 아빠 육아휴직·2주 휴가·반반차…중소기업 딴세상 얘기“
다음글  다음글 [연합뉴스] 함께 읽고 토론해요 …서울도서관이 선정한 책 10권